환경용어사전 걸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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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8월 제다에서 있은 국경분쟁회담이 결렬되자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에 대하여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진영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 모로코 등 일부 아랍 진영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이 1991년 1월부터 벌인 전쟁. 미국이 주도한 다국적군은 각종 첨단 병기를 대거 동원해 10만 회 이상 공중폭격함으로써 이라크를 무력화한 후 4일간 지상전을 벌여 쿠웨이트를 수복하였다. 전쟁 중반 이후에 휴전전략을 펼쳤던 이라크에 대해 미국이 2월 28일 종전을 선언함으로써 이 전쟁은 시작된 지 42일만에 끝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이 주장한 신질서, 즉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냉전시대와 철저하게 국익만 쫓던 다극화시대에 이어 필요할 경우 국가간 연합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세계질서'가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이 전쟁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그 규모가 엄청났다. 1991년 1월 이라크는 서방국가에 대한 위협 수단으로 해안에 위치한 유전을 폭파하여 페르시아 만에 1백만t 이사의 원유를 유출시켰는데, 그 양도 엄청났지만 유출된 원유가 지리적으로 폐쇄된 페르시아 만에 정체되어 피해가 증폭되었다. 더구나 전쟁 중에 일어난 사고라 적절한 대책마저 강구하지 못하여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 사고를 기록하게 되었다.
페르시아 만 연안은 모래와 개펄이 혼합된 사브카라는 독특한 습지로서 매우 다양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었으나, 이 사고 이후 기름덩이가 산재한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 다시 회복되기까지 2백여 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또한 페르시아 만 연안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등의 국가들은 식수의 90% 이상을 페르시아 만의 해수를 담수화하여 충당해왔으나, 이 사고 이후 식수원을 잃게 되었다.
기름 유출사고 외에도 쿠웨이트의 유전 6백여개 가운데 5백여 개가 폭격이나 방화로 불길에 휩싸이게 되었는데, 당시 불탄 석유량이 4백 60만 배럴에 달했으며 전후 불길을 잡는 데 2년이나 걸렸다. 여기에서 배출된 매연은 인접국가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당시 어느 외국신문이 '지구를 인질로 잡고 벌이는 전쟁'으로 비유했을 만큼 걸프전은 엄청난 환경피해를 유발하였다. 환경오염을 전쟁의 수단으로 삼을 때 그 피해는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전쟁시 발생할 수 있는 이 같은 환경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제2의 제네바 협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