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용어사전 방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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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잡힌 물고기나 짐승을 놓아주는 의식으로서 살생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살생을 금하는 것이 소극적인 선행이라면 방생은 적극적인 선행이라고 할 수 잇다. 음력 3월 3일과 8월 15일에 방생하며, 수륙재와 혼동하여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적석도인은 방생의 공덕을 7가지로 나누어 말한다.
①자식이 없는 사람
②임신한 사람
③기도하는 사람
④예수재를 올리기 위해서
⑤재계를 가질 때
⑥녹을 구할 때
⑦염불할 때 등의 경우에 방생을 하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방생의 의식절차는 방생할 장소에 짐승을 놓아주고 불보살의 큰 위력에 의하여 다른 몸으로 태어나서 불제자가 되기를 발원하고 끝낸다. 방생의 정신은 자비며, 자비의 정신은 더욱 적극적으로 펴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유래는 다음과 같다. 불타가 깨달음을 얻은 뒤에도 탁발 등으로 고행을 계속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개울가를 지나던 불타는 아이들이 개울에서 잡은 물고기를 막대기로 찌르는 등 못된 장난을 치며 노는 광경을 목격했다. 아이들 곁으로 다가간 불타는 조용히 말했다. "너희들이 남에게 몹쓸 짓을 당하면 기분이 어떻겠느냐. 좋을 까닭이 없겠지?" 아이들
은 일제히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 물고기를 개울 속에 놓아 주었다. 이것이 불교에서 자비심의 바탕으로 이루는 '아히므사'(남에게 해를 끼치지 말고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뜻) 정신이다.
방생 의식이 어디에서 유래됐는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불교에서 방생법회가 불타의 그 같은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살생을 금하는 것이 소극적 계율이라면 방생은 적극적 계율이며, 살생을 금하는 것이 소극적 선행이라면 방생은 적극적 선행이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 방생을 의식화한 것도 불타의 가르침인 자비의 정신을 더 널리 적극적으로 펴려는 데 목적이 있다. 방생에 앞
서 방생될 장소를 청결히 하는 의식을 정중하게 먼저 치르는 데서 그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방생할 곳이 깨끗하지 못하면 그들이 다른 몸으로 태어나서 불제자가 되기를 바라는 발원이 성취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처님 오신 날 등의 방생행사가 생태계 파괴와 수질오염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상인들이 공급하는 블루길·배스 등 외래어종을 방생하면 토종물고기를 마구 잡아먹고, 수질의 등급이 다른 물고기를 방생하면 오래 살지 못하거나 수질이 변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무분별한 방생은 자비라는 본래의 취지를 염두에 두지 않고 오직 행사를 치르는 데만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과 생명존중 운동이 불타의 가르침과 맥이 닿아 있다면 환경을 파괴하는 방생은 그 뜻에서 크게 벗어난다. 이에 대한불교 조계종은 '무분별한 방생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라'는 『환경수행안내』 책자를 전국 사찰에 배포하기도 했다. 종교 행사도 좋지만 환경보호가 반드시 그보다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