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용어사전 간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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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나 바다 또는 호수 등에 둑을 쌓거나 정지, 개량하여 육지나 경지를 만드는 일을 간척이라고 하며 간척된 땅을 간척지라 한다. 간척은 해면간척과 호소습지간척으로 구분되는데, 해면간척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간석지에 방조제를 설치한 뒤 해면을 구획정리하여 소금기를 제거하고 각종 용지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호소습지간척은 바다의 영향은 받지 않는 낮은 지대에 제방을 설치하고 배수, 증발, 매립 등의 방법으로 물기를 제거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록에 의하면 세계 최초의 대규모 간척사업은 고대 로마 시대 초기에 시행된 테베레 강 유역의 습지간척이지만, 로마 시대 이전에 메소포타미아 지방과 나일 강 유역에서 이미 간척사업이 활발했을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네덜란드의 조이드르해, 미국 동남부, 옛 소련의 습지대간척 등은 세계적인 규모의 간척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에서 간척의 주대상이 되는 곳은 서남해안의 갯벌이다.
한편 1971년2월 이란 람사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채택된 람사 조약은 습지가 갖는 경제·문화·과학적 가치를 인정하고, 습지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이다. 현재 85개국이 가입해 있으며 가입국은 자국내 습지 중 한 개 이상을 선정·등록해 보호정책을 펴야 한다. 람사 조약이 정의한 습지에는 갯벌과 늪이 포함된다. 우리 나라의 서해안과 남해안에는 굴곡이 많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크며 큰 강이 유입되기 때문에 갯벌이 발달해 있는데 국토 면적의 3%인 2청 8백 15㎢에 해당한다. 갯벌은 '자연의 콩밭'으로서 하천을 따라 흘러 온 육상의 오염물질을 최종적으로 걸러주는 기능을 한다. 토사와 부유물질을 걸러주고, 중금속과 유해 화학물질을 무해한 상태로 바꿔 주며,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질소·인을 흡수한다. 그러므로 갯벌이 사라지면 어장·양식장이 1차로 피해를 받게 된다. 그러나 육지의 오염물질에 해양 전체가 노출되는 2차 피해가 더 크다.
갯벌은 경제적 가치도 크다. 미생물부터 어패류까지 다양한 생물종이 활발한 생산활동을 벌인다. 연안생물의 60%가 갯벌 생태계에 생존을 의지하고 있다. 1996년 5월 서울대 지리학과 조사팀이 전북 부안 계화도 간척지에서 매립농토 쌀농사와 갯벌 김양식의 경제성을 비교한 결과 갯벌의 생산성이 1.5배 높았다. 이 밖에 홍수조절 기능, 자연 휴양지 기능까지 합하면 경제적 이익은 엄청나다. 그 동안 우리는 국토개발을 위한 간척사업이란 미명하에 '갯벌파괴'를 계속해왔다.
전체 갯벌 중 26%가 기능을 상실했으며, 현재 간척사업이 진행중인 곳까지 합하면 48%가 사라질 판이다. 외국의 경우 간척사업을 그만둔 지 이미 오래다. 한 예로 북해에 세계 최대의 갯벌을 가진 독일은 1980년대 중반부터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간척지를 갯벌로 복원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한국해양연구소>는 서해안 4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갯벌을 농지로 매립하는 것보다 지금대로 보존해 얻는 경제적 이익이 3배 이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고 무분별한 간척지 개발 자제를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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